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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셀프인테리어기록

ep.1 지방소도시 25평 아파트 매수하다

by 삶은계란 2022. 1. 3.

집도 절도 고향도 뭣도 아닌 지방소도시에
25평 아파트 매수하다

사람일은 모르는 일이라고,

내가 생각보다 긴- 기간 이 도시에 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지방 소도시에서 계속 살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은 7년째 되는 해가 되서야 틀렸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처음 한- 3년 까지는 계속 수도권으로 올라갈 궁리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한 5년 까지는 지방에서의 삶도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평생 앞으로, 언젠간, 살 집을 산다면 당연 서울이지라고 생각했다.

 

7년째 되는 해에 코로나의 영향으로 동네생활을 하는 일이 많아졌고,

언제 어느때나 여유있고 널찍한 주차장, 한산한 분위기에 점점 매력을 느끼게게 되었다.

그리고 가끔- 서울에 갈 때마다 꽉막힌 도로며 주차문제며 대도시가 답답하고 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도시에 10년은 살아야 되는구나.

지방에서의 삶에 점점 적응하면서, 당분간은 이곳에 정을 붙여야 겠다는 현실적인 인식을 하게 되었다.

 

"내가 살 집 한채는 사도 괜찮아"

어떤 유튜브가 말했다.

번갯불에 콩구워먹듯 아파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전국이 부동산 불장인 상황에, 이 지역 아파트들은 하나도 오르지 않았다.

개이득이라고 해야 하나.

 

단지가 좀 큰 아파트 중에서 구축말고, 편의시설 괜찮은 아파트는 몇 개 없었다.

가장 최근에 입주한 아파트를 둘러보는데,

분양가 밑으로 나온 매물을 발견.

 

주변상권이 그리 발달해있지 않지만,

헬스장에 골프연습장도 있고, 특히 단지가 커서 산책하기가 좋아보였다.

 

지방은 원래 차없으면 뭘 하기가 어렵다.

그래, 상권은 그냥 포기하자.

 

25평/29평/33평??? 고민이 많았다.

33평은 돈이 없어....;; 29평은 25평과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했다.

결국 젤 저렴한 25평으로 픽!

 

나 진짜 계약 해??!!

오후에 다른 분이 집을 보여달라고 했다는 부동산 전화를 받았다.

고민하면 늦어. 망설임없이 계약을 했다.


4년 된 새아파트라고 모두가 말려...
인테리어 해, 말아??

 

세입자가 있어서 입주까지는 4개월 가량이 남아 있었다.

집은 깨끗했다.

그 간 세들어 살았던 집들이 떠올랐다.

 

이사를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4년된 아파트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게 맞나..?

 

7년 전....

체리색 몰딩이 가득한 24년 된 19평 논밭에 둘러싸인 복도식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부터 누렇게 바랜 스위치가 이 집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도배 장판을 깔끔하게 했는데도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탓에

방문에 페인팅, 콘센트, 스위치, 문고리 교체 등등 많은 곳을 직접 손봤었다.

그러나 교체한지 4년밖에(?????) 안되서 절대로 손대면 안된다는

집주인의 체리색 몰딩 때문에

오래된 아파트 그 특유의 기운을 벗겨내지 못했다.

 

3년 전....

"구축은 절대 안돼. 시내 아니면 절대 안돼."

다음 전세집은 시내에 있는 신축 주상복합 아파트로 했다.

따뜻한 화이트오크색 분위기의 집이었다. 새 아파트는 깨끗했고, 편리했다.

붙박이장, 펜트리 등 수납공간도 많았다.

그러나 왠지모르게 답답하면서 복닥복닥한 느낌이 들어서 정이 가지 않았다.

 

깨끗하고 편리한 것을 넘어 내 취향의 집에서 살고 싶었다.

그리고 몇 년 전 읽었던,

셀프 인테리어 바이블 <인테리어원북>을 다시 읽었다.

 

한국 아파트에서 공사 없이 예쁜 집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4년된 준신축 아파트. 다 뜯어 고치기엔 아깝다.

살릴건 살리고, 맘에들게 고쳐보자!

 

네이버 셀인카페에 가입하고, 공부를 시작했다.